중대형 배터리 집중투자… 미국에 연구법인 설립
오창에 세계 최대 전기차용 공장 준공 본격 양산
■ 2020 IT코리아
LG 새로운 도약 이끄는 3대 친환경 산업
(3) 2차전지
LG는 그린 신사업을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태양광과 발광다이오드(LED), 헬스케어, 스마트그리드 등의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에 총 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그린 신사업들 대부분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2차전지 부문에서는 조금씩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LG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LG화학은 지난 1990년대 들어서야 2차전지에 관한 연구개발(R&D)을 검토하다 1995년에 본격적인 독자개발에 착수했다. 1996년 4월에는 1999년까지 리튬이온 2차전지의 개발에서부터 양산까지 모든 것을 완료하겠다는 마스터플랜을 전격 발표하며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통상적으로 조사, 실험, 시험공장 건설, 양산공장 건설, 안정화에는 최소한 5년이 걸리는 대규모 프로젝트였지만 이를 3년 안에 완성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셈이었다. 당시 언론에서도 한국에서의 리튬이온 2차전지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릴 만큼 쉽지 않은 일로 에너자이저와 듀라셀과 같은 선진기업도 두 손을 든 상태였다.
그러나 LG는 조금이라도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개발 시작과 동시에 1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시험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LG화학은 개발 시작 1년 6개월 만인 1997년 11월에 시제품 양산에 성공하고 이어 1998년 국내 최초로 첫 대량 생산을 시작하는 등 2차전지 분야에서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LG는 특히 2차전지 중에서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에 차별화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이 1998년 국내 최초로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대량 생산에 성공했지만 이는 일본 업체들에 비해 거의 10년이 늦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특화된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없이는 성공을 거둘 수 없다고 판단한 LG화학은 전기자동차에 활용되는 중대형 배터리 부문의 성장 잠재력을 인식하고 여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0년부터 중대형 배터리 연구 및 북미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에 연구법인인 LGCPI(LG Chem Power Inc.)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들어갔다.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한 화학기반의 회사로 사업 지속에 대한 회사 내외부의 의문이 제기될 때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이미 GM, 포드, 르노, 현대기아차 등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로 부상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중국 메이저 자동차 업체인 장안기차의 계열사인 장안신에너지기차와 배터리 분야에서의 전략적인 제휴를 체결했다. 유럽과 미국에 이어 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향후 전기차 최대 수요국인 중국과의 협력도 강화하면서 공급 채널을 다양화하면서 매출 증대 및 리스크 분산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세계 최대규모의 오창 전기차용 전용 배터리 공장을 준공, 리튬이온 배터리를 양산해 본격 공급하면서 지난 1990년대 초부터 니켈수소 배터리로 하이브리드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을 제치고 전기자동차용 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일본 IT전문 시장전망기관 IIT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미 전 세계 리튬이온전지 시장에서 삼성과 산요에 이어 세 번째에 자리할 만큼 강자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향후 전기자동차 등 자동차분야가 2차전지 시장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더욱 밝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동안 IT기기용 소형전지 중심의 시장이 자동차와 전력저장용 등 중대형 전지로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화학은 완제품뿐만 아니라 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차전지 핵심 4대 소재 중 기존에 양산해 온 양극재와 전해액에 이어 음극재 생산을 위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으로 분리막에 대한 연구개발(R&D)도 시작했다. 지난해 삼성SDI와 LG화학을 중심으로 한 국내 업체들은 2차전지 시장에서 일본과 대등한 지위를 확보했지만 원천기술 및 소재기술의 격차는 여전히 큰 상태로 이 부문에서의 국산화율은 낮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강한 중소형 2차전지에서도 국산화율은 60% 정도로 전기차용 전지에서는 30% 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완제품뿐만 아니라 소재의 자체 생산율을 높여 전기차 배터리에서 우월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다.
LG화학은 이미 2차전지 분야의 빠른 성장 속도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2013년까지의 투자규모를 기존 1조원에서 2조원으로 2배 상향조정했다. 또 향후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 내년 가동을 목표로 현재 1공장 바로 옆에 연면적 6만7000㎡규모(2만평)의 2공장과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현지 공장 건설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13년에 투자가 완료되면 올해 10만대의 생산규모보다 약 4배 증가한 35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 회사측의 계산이다.
LG화학 측은 "지금까지의 추세를 감안하면 오는 2015년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매출 4조원 달성을 통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25%이상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R&D 투자와 추가 공급업체 확보를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세계 1위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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